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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태탐사모임 ‘달개비’가 들려주는 야생화이야기 “괭이밥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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붉은괭이밥 (1) 괭이밥 (4)

이번 싸움에서도 나는 졌다

애초부터 나는 녀석의 상대가 아니었다.

텃밭 깊숙이 굵은 뿌리 내리고

땅 위로는 가늘고 약한 줄기 펼쳐둔 괭이밥풀

손아귀에 힘 주어 들어올릴 때마다

나는 녀석이 허용한 줄기와 잎새만 움켜쥐었다

뽑히지도 않고 뜯기기만 하는 처세술

녀석은 안다. 지상에 새순 올려

밭 매는 내 눈에 들면 제거된다는 것

느닷없이 꺽여 내동이처진다는 것을

그리고 녀석은 안다. 폭염 지나 폭우 지나면

텃밭 향한 내 걸음이 뜸해진다는 것

작년 어느 날 늦여름 즈음하여 괭이밥

여기저기 노랑꽃 잔뜩 올려놓았던 웃음을

나는 그만 움켜진 손이 풀렸고

뿌리가 웃음을 참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.

이 싸움은 무조건 내가 지는 싸움인 것이다.

나는 진 듯 이긴 녀석 앞에 잠시 쭈그려 앉았다가

경례 한 번 각지게 하고 텃밭을 나왔다.

글_ 서정우(달개비 회원)ㆍ사진_ 이영기(달개비 회장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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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생명” 그 두근거림을 지키고 싶습니다. 앞으로도 그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 입니다. -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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